여행과 답사/지심도 답사기

지심도, 그 곳의 이야기(3)

북쪽의완행열차 2019. 1. 16. 22:31

지심도에서의 이야기 계속 진행합니다.


써치라이트로 불리는 탐조등 보관소가 조용하게 이방인을 맞이하고 있다. 이 때만 해도 탐조등의 크기가 짐작이 가지 않았지만......


한 사람이 노숙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에 그 크기가 대략 짐작이 간다. 그렇다고 실제로 노숙하거나 비박하지 말자.

탐조등 근처에 있는 것은 방향지시석이라고 한다. 이게 뭐에 쓰는 것인고 하니......


탐조등의 방향을 나타내는 표시석이라고 한다. 사진은 장승포 방향의 지시석으로 가장 가까운 곳을 지시하고 있다.


어디 방향인지는 모르지만 부산 방향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곳의 방향지시석은 총 5군데를 지시하고 있는데 가까운 순서대로 나열하면 장승포, 가덕도, 영도, 대마도 북단(히타카츠 내지 토요포대로 추정), 대마도 남단(이즈하라 내지 카미자카 포대로 추정)의로 되어 있다. 이 말은 이 곳의 탐조등이 해협 건너, 대마도 까지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진짜 일본의 기술은 인정해 주기 싫지만 이 때(1930년대) 이미 수준급 실력에 도달한 거 같다.


대마 북단으로 추정되는 지시석.


대마 남단 지시석. 아마 이즈하라의 카미자카 포대를 말하는 듯 하다.


한 때는 해협을 감시하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그냥 잊혀진 존재가 된 지시석.....


탐조등 보관소와 지시석을 뒤로 하고 다시금 발걸음을 옮긴다. 아침 첫 배로 들어왔지만 아직까지 둘러보고 있다. 그만큼 볼 게 많고 기억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겠지......


해안선 전망대 가는 길. 0.1키로라고 해서 편하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빡셌다.


하지만 이 곳에서 보는 경치는 절경이었다. 지나가는 선박은 물론이고....


지심도의 상징인 동백꽃까지 피어있다.


섬의 해안선과 해송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특히 왼쪽의 두 봉우리는 그야말로 다정한 친구사이 내지 믿음직한 파트너 관계로 보인다.


다시금 발걸음을 재촉해 간 곳은 국기게양대이지만 조금 특별한 곳이다.


사실 이 곳은 그냥 국기게양대가 아니라.......


옛날에 일본군들이 자신들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욱일기를 걸어놓던 곳이다. 진짜 이놈들의 욱일기에 대한 집착은 그 근원을 찾고 싶을 정도로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곳에 욱일기가 걸린 것은 10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으며, 이후 방치되고 있다가 지심도 주민들이 광복 70주년인 2015년 8월 15일에 이 곳에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했다. 이제 이 곳은 더 이상 망국의 한이 서린 곳이 아니다. 이 곳에 게양된 태극기는 엄연한 대한민국의 국기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상징이다.


이 곳에 적혀 있는 문구를 가져와 보면 다음과 같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와 지심도 역사의 아픈 흔적을 지워 버리고 더 아름답고 살기 좋은 섬을 만드는 시금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제 강점기 일본군이 욱일기 게양대를 세웠던 곳에 지심도 주민들이 뜻을 모아 태극기 게양대를 세우다.

우리가 사랑하는 거제도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지심도를 위하여...

2015년 8월 15일

지심도 주민 일동


돌의 모습이 하도 이상해서 나름대로 측정을 해봤던만 인위적으로 가공한 흔적이 역력하다. 아마 일본군이 뭔가를 만들기 위해 이 곳에 있던 암석을 채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인근에 있는 참호. 이 것 또한 일본군들의 작품이다.


한 때 쾌속선이 오가던 곳에는 거가대교와 해저터널이 놓여있다. 거가대교 앞쪽의 육지는 양지암 일대로 능포종점 근처라고 한다.


이제 지심도와 이별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아쉬운 발걸음을 계속 하면서 간 곳에는


지심도 구 일본군 전등소 소장 사택이 남아 있다.


이 곳 또한 일본에 의해 세워지고 일본인이 거주하던 곳이지만 지금은 카페와 간단한 식음료점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음편에서 계속.

지심도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끝나지만 여행의 종점은 학동 몽돌해수욕장인 만큼 계속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