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답사/지심도 답사기

지심도, 그 곳의 이야기(4) - 안녕, 지심도.

북쪽의완행열차 2019. 1. 16. 23:28

지심도 마지막 이야기 갑니다.


지금까지 일본에 의한 아픔의 역사를 보여준 지심도. 하지만 이 곳의 본래 모습은 이러하지 않았다.


선착장 까지 700미터. 이제부터는 역사가 아닌 마지막 풍경을 보여주게 된다.


한 쪽에는 동백나무가 또 다른 한 쪽에는 이름 모를 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이 수려한 경치때문에 동백철만 되면 지심도를 찾는 사람이 밀려든다고 한다.


이렇게 활짝 핀 동백꽃처럼 지심도의 미래도 활짝 피겠지..... 아니 이미 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선착장 가는 길은 이처럼 동백나무를 비롯한 각종 나무가 울창하게 배웅해 주고 있다. 반대로 이 쪽으로 도는 경우에는 지심도를 찾는 이를 반겨주고 있겠지.....


사랑나무라고 하는데.....


헉. 서로 다른 두 나무가 맞물려서 자라고 있다. 실제로 두 나무의 줄기가 만나서 자라는 경우는 은근히 많지만 이처럼 다른 종류가 만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고 한다.


마지막 가이드 장소는 작은 연못처럼 보이는 곳이지만...


반딧불이 먹이터라고 한다. 실제로 여름이 되면 이 곳에 반딧불이가 모여든다고 하는데 얼마나 자주 모여들지 모르겠다. 그보다 반딧불이가 오긴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러다 여름에 지심도에서 1박한다고 하겠네ㅋㅋ)


밝기 조절을 잘못했으나 빛내림이 강해 한 번 올려본다.


여행이 끝나고 나니 성모님께서 반겨주고 계신다.


그러고 나서 나더러 섬 둘러보느라 고생했다. 앞으로의 여정에 축복이 있기를 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거 같다. 이 때 나도 모르게 주모경을 바치면서 여행의 종료를 성모님께 보고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지심도 여행이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앞으로 남은 여정을 지켜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이게 당시 올렸던 기도의 내용이다.


섬의 역사 가운데 일본의 지분이 제법 있는 만큼 일본어 성모송을 한 번 올려본다.(위키백과 발췌)

アヴェマリアみにちたはあなたとともにおられますあなたはのうちで祝福され胎内御子イエスも祝福されています母聖マリアわたしたちびとのためにえるりくださいアーメン


성모님께서 위치하신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섬의 입구였다. 뒤늦게나마 발견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지심도를 둘러봤다. 처음에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입도했지만 섬을 둘러보면서 이 곳의 아름다운 경치와 일본의 추악스런 침략에 대한 욕망과 집념을 살펴봤다. 특히 포진지와 군 시설물의 경우에는 용호동과 가덕도로도 모자라 이 곳에 까지 포진지를 구축하면서 방어를 하고자 했던 일본의 집착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겠듯이, 아픔이 남기고 간 곳을 자연의 아름다움이 덮어주고 있다. 실제로 지심도는 아픔을 많이 가지고 있는 섬이기 때문에 우리가 더욱 기억해야 할 섬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섬을 둘러보는 것이 아픔을 씻어내는 방법이라고 오디오가이드에서 말해줬다. 비록 나의 발걸음이 3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치유되기를 기도하면서 다시금 선착장으로 향했다.


저 멀리서 내가 탈 배가 들어오고 있다.


이번에 들어오는 배는 들어올 때 탔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흔한 유람선이었다.


배를 가득 채운 손님들이 하선한 후에 승선하고 간 곳은 내 지정석이라 할 수 있는 후미갑판. 이 곳에서 지심도에게 잘 있으라고 마음으로 전언을 남긴다. 그리고 여느때 보다 힘차게 손을 흔들면서 섬과 헤어지고 있다.


노출에 실패했지만 마끝의 소나무도 다시 만날 그 날까지 굳건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아름다운 섬. 지심도여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잠시나마 안녕.


강한 햇살과 배의 연기가 더욱 분위기를 묘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 섬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이제 겨울에 왔으니 동백이 진 봄철의 어느 한적한 주말에 다시 찾고싶다.


그 다음에는 녹음이 진한 어느 여름날에


그리고 하늘이 높은 가을을 거쳐 눈부시게 시린 겨울에 다시 가고 싶다.


힘차게 달리는 배의 연기가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주고 있다. 이 때 거의 최고속도로 달려서 사진 찍기가 은근히 힘들었다.


높은 파도에도 불구하고 힘차게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점점 지심도와 멀어지고 있다.


내릴 때 살짝 여쭈어 봤는데 작은 체급과는 8기통 고출력 엔진을 장착했다고 하면서 대마도까지 3시간이면 가는, 준수한 실력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장승포로 돌아왔다.


오전에 지심도를 봤으니, 오후인 지금부터는 거제문예회관을 기점으로 하여 학동까지 시내버스 여행을 할 차례다.


그리고 그 첫주자로 능포-지세포-예구를 하루 3번 운행하는 60번이 들어왔다.

다음편에서 계속.......


혹시나 지심도를 방문하실 분들께서는 평일보다 주말에 선박이 자주 운항하기 때문에 주말에 방문하실 것을 권유합니다. 그리고 동백 피크철에는 2시간으로 체류시간을 제한하고 있으니 동백이 목적이 아닌, 지심도 답사가 목적이면 비수기 주말 아침에 가시는 것을 강추합니다.


그리고 저처럼 뚜벅이 여행을 하시는 분들께 알립니다. 거제도의 시내버스는 다른 지역과 달리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옥포, 고현, 장승포에서는 차가 자주 오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배차가 1시간 내외까지 벌어지기 때문에 미리 시각표를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스포일러를 살짝 까자면, 여행의 중간 기착지인 지세포와 구조라는 차자 은근히 자주 있지만, 구조라를 넘어 학동까지 가는 64번이 1시간에 1대 있습니다.)


시내버스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http://bis.geoje.go.kr/main/main.do?action=webMain에 가셔서 확인하시면 되며, 각 노선별 시간표도 준비되어 있다는 점 말씀드리면서 지심도 편을 마칩니다.


미흡한 글이지만 그동안 읽어주심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계속되는 여정 함께 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글을 줄입니다.


2019.1.16. 23시 28분. 1부, 지심도편 완필.